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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청년 작가 초대전] 야경이야기 호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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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 이야기

 

내게 있어 어둠은 방황이자 괴롭고 외로운 이미지이다.

반면 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색채는 숨 막히는 도시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발하는 생명의 빛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은 야경을 보기 위해 높은 곳에 오른다.

높은 곳에 오르면 오를수록, 그 인내의 시간만큼 야경은 더욱 원경에서 아름답게 빛나고 성취감을 느낀다.

나한테도 야경은 인생에 있어 갖은 인고의 끝에 올라서서 아련하게 시야에 비추어지는 환상 혹은 환희의 환영이다.

 

나는 화려한 도시의 야경에 깃든 삶의 희망과 역동적인 생명력을 탐구한다.

초기의 작업은 열상감지 카메라를 통해 드러나는 사람과 사물의 내면을 열로써 감지하고 작품으로 옮기는 일이었다.

이런 작업은 사물 혹은 생명에 대한 이면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단초가 되었고, 

화려한 야경 뒤에서 느껴지는 어둠, 극명한 삶과 죽음의 경계, 사물이 발하는 차가운 심상의 어두운 색과 생명이 발하는 

역동적인 빛의 대비와 오묘한 조화와 생동에 흥미를 갖고 작업하기에 이르렀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도시들은 고도 경제성장기 난개발로 인해 여러 삶의 모습이 빼곡하고 무질서하게 들어차 있다.

하지만 밤이 되면 답답했던 풍경의 외면이 사라지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빛, 장소에 깃든 사람들이 내는 

조화로운 색채가 눈에 들어오게 된다.

 

동양화를 전공하면서, 표현방식으로는 서양화의 구상을 채택했지만 재료를 쓸 만큼 주로 다양한 색채의 분채를 사용한다.

이 재료의 사용은 프레임 안에서 전경과 후경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느낌을 주는데

야경작업에서 빛과 어둠의 경계선을 어렴풋이 주면서 조화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에 알맞은 재료이다.

 

- 호 준 작가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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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밤, 보이는 마음 ; 그 따뜻한 이면(裏面)의 세계

 

 

야경은 인생에 있어 갖은 인고의 끝에 올라서서 아련하게 시야에 비추어지는 환상 혹은 환희의 환영이다

 나는 화려한 도시의 야경에 깃든 삶의 희망과 역동적인 생명력을 탐구한다

 높은 곳에 오르면 오를수록, 그 인내의 시간만큼 야경은 더욱 원경에서 아름답게 빛나고 성취감을 느낀다.“

 

                                                                                                            - 호준 작가 노트  

 

한국화가 호준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은 마치 온도 차를 읽어내는 열상감지 카메라의 레이저 선처럼 색색이 나뉜 야경(夜景)의 모습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의 풍경은 하루 내내 밝았던 번잡한 일상을 덮으며, 조용하고 스산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그는 깜깜한 밤하늘을 표현하기 위해 평균 10번 이상의 바탕색을 얇게 덧칠하고, 그 위에 분채와 아교를 섞은 

형광색의 안료를 분절된 색선으로 세밀히 표현함으로써 자신이 느끼는 가장 아름다운 세상의 시간을 그린다

 

깜깜한 밤, 그 고요함 속에서 살아 숨쉬는 도시의 건물들은 인공의 조명을 뿜어내는가 하면

그 자체로 형태에 머금은 빛의 색채를 드러내며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젊은 나이에 국내외 메트로폴리탄 도시를 중심으로 유명 아트 페어나 갤러리 초대전을 300여회 이상 참여하면서 그가 느낀 삶의 풍경은 

삭막한 빌딩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인공의 빛이 주는 생명력이었다

햇살이 비추는 자연광이 소멸되는 밤이 오면 찾아드는 서늘함과 고요함 속에서도 

야간의 조명을 은은하게 드러내는 살아있는 도시의 숨결이 그의 외로움과 방황, 괴로운 심상을 달래주었다고 한다

 

바쁜 현대인의 삶은 초고층 빌딩의 키만큼이나 높은 곳을 향해 있어서 숨 막히는 풍경이다

반면, 화려한 야경은 이러한 도시의 민낯을 감춰주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바쁜 현대인들의 삶을 잠시 잊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사물이 발하는 차가운 심상의 어두운 색과 생명이 발하는 역동적인 빛의 대비는 오묘한 조화를 이루었고

그것은 작가의 작업에 영감을 주는 원천으로써 생동감 있는 야경 작업을 지속하게 된 단초가 되었다

 

호준 작가는 전통 동양화 재료인 다양한 색채의 분채를 사용하면서 

전경과 후경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느낌을 아련하게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서양화의 구상 표현 방식도 채택함으로써 현대 한국화의 미래를 보여준다

 

그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심연(深淵)은 우리에게 익숙한 서울 명소나 해외의 도시 경관을 통해 드러나기도 하지만

기실 자신의 심상을 드러내는 데 효과적인 적막(寂寞) 속의 화려한 생명력에 대한 예찬이라고 볼 수 있다.

 

정유년 7, 갤러리 리채에서는 호준 작가의 20대 청년기를 시작했던 미술대학 시절 거주지인 

광주 무등산 풍경 500호 크기의 대작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四季)를 하루의 아침, 정오, 오후, 저녁의 시간에 빗대어 표현할 계획이다

이렇게 계절과 시간의 흐름을 풍경에 적용해 시각화 하는 것은 한 사람의 일생을 살펴보는 듯 

인생의 춘하추동(春夏秋冬)을 은유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린아이와 소년, 청년기와 노년기를 비유하는 것 같기도 하다

 

동아시아 회화론에서 산수 풍경은 곧 인생의 흐름과 대비되는 이야기로 감상되기도 하였는데

현대 채색화의 세련된 도시 풍경에 사로잡혔던 작가 호준이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무등산 풍경에 대한 기획은 

아마도 전통 회화를 현대화 하는 과정에서 생략된 삶의 의미와 인간의 도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지역 출신으로 타지에서 홀로 분투하는 현대 한국화가 호준의 섬세한 감성으로 

모두의 마음이 촉촉해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갤러리 리채 학예연구실장 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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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큐레이터님에 의해 2017-07-31 10:59:33 현재전시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