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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전] <臥遊(와유)와 雲遊(운유), 산수에 노닐다> 하루.K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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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리채
6월 특별기획 초대전 한국화가 (현대 채색화가) 하루.K(본명 : 김형진)

전시기간 : 6.1.~6.15.(오프닝 : 6.2.금 오후 6)

 

갤러리 리채는 2012년 개관(초대관장 : 이양숙) 이후, 광주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청년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무료 대관 초대전을 지속하고 있다. 2016년 재개관을 맞아 윤회매 작가로 알려진 다음(본명 : 김창덕) 및 공직자 출신 오병현 관장을 필두로 제1, 2회 갤러리 리채 청년 작가 공모전을 실시하였으며, 기업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메세나 운동을 통해 문화예술사업에 아낌없는 투자를 마다않는 지역의 중견 건설회사 진아건설()의 후원에 따라 연 44명의 청년 작가에게 창작지원금 200만원을 제공하고 있다.

2016년 전시기획의 전문성이 시급히 요구됨에 따라, 전문 큐레이터 영입이 현실화되었고, 문화예술이론 및 기획과 미학미술사 전공을 바탕으로 현장 실무경험을 겸비한 기획자를 섭외함에 따라, 갤러리 운영의 자율성과 유연함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이후, 지역 출신 작가들은 장르와 나이에 관계없이 공정하게 초대전에 섭외되었고, 주로 전시장이 꼭 필요한 신진 작가들이나 새로운 시각 이미지로 지역 미술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 우리에게 꽤 오랫동안 익숙치 않은 작품과 실험적인 전시가 진행되었다. 다양한 베이스에서 출발해 각기 다른 목표로 예술적 성취를 이뤄내려는 작가님들이 많이 방문하여 성찰의 시간을 가졌고, 작가와의 대화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전시장 내에서의 과정을 중시하는 강렬한 예술체험, 미래 발전적 미술 담론을 나누는 자유강의, 부모와 어린이를 위한 창작 수업 등 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단발성 기획으로 참여자와 주최자 모두의 아이디어를 흡수하고 실천하는 열린 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겪어 냈다.

20176월은 정유년의 딱 반절을 달려온 새로운 시작점이다. 광주를 대표해서 2017년 경주아트페어에 유일하게 참가하는 갤러리 리채로써 공공 갤러리를 지향하지만, 상업적인 마케팅과 작가 홍보에 대한 지원도 놓지 않는 여유도 부릴 만큼 지난 1년 여 동안 급성장했다는 자평을 하고 싶다. 특히, 갤러리 리채 전시장에서 전시를 개최한 지역 청년 작가들을 공모 선정자 뿐 아니라 초대 작가들까지 포함해 더 좋은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게으르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러한 포부와 열정을 새롭게 다질 만큼 사기진작이 새로워지는 시기에 갤러리 리채는 광주 출신 한국화가 하루.K(본명 : 김형진)를 초대해 현대 채색화전을 개최한다.

산수山水 인물人物 음식飮食 칸타타(Cantata)

하루.K는 광주예술고등학교와 홍익대 미대 학석사 졸업 후, 광주인 고향에서 전통과 현대를 잇는 사명감으로 의재미술관 레지던시 참여 작가, 대인예술시장 미테-우그로 기획자,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레지던시 입주 작가, 하정웅 청년작가 선정자로 다사다난한 20~30대 청년기를 모법 답안처럼 지내온 우리 지역 작가다. 최근엔 결혼하여 두 자녀를 얻고, 부부 작가로써 활동하는 임현채 작가의 부지런한 행보와도 함께 하는데, 그 열정과 성실함에 있어서는 누구도 쉽게 따라잡지 못할 것 같다. 가장 최근에는 삼성 가전제품 콜라보 사업에 참여해 그야말로 승승장구의 노선을 줄기차게 달리고 있다. 20대 시절 연필 소묘로 세필의 매력에 빠진 그는 풍경에서 일상으로, 다시, 자신의 진솔한 고민과 초현실적 상상, 현실에서의 이상향에 대한 자꾸 어긋나는 좌절감을 다시 풍경으로, 일상으로, 상상의 이미지로 여러 번 고민하여 그려내는 도전 정신 끝에, 극사실적인 인물화나 비약적 상상의 결과물인 동양화의 초현실성에 집중하게 되었고, 결국 전통 수묵화의 이상향이라는 정신적 사유는 현대에서 현대인들이 꿈꾸는 이상향인 맛있는 음식과 그것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바로 SNS에 올리는 과시적 태도, 속도감 있는 생활 패턴에서도 음식을 음미하는 시간만큼은 그 옛날 산수 풍경에 노니는 감상자의 태도만큼이나 천천히 하여도 좋다는 공감대를 주제로 삼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조형적 형식은 연필 소묘 느낌의 현대 채색화 세필 기법과 서양화의 구도나 형식을 혼용하는 퓨전 산수화의 형태로 선택하였다. 유교 사상의 뿌리가 남아 있는 대한민국에서 현대인들의 정체성은 서구 문화가 깊숙이 침투해 온 먹거리(: 햄버거)나 사상(인간관계나 가치관의 변화 등)에 경도된 채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혼돈 속에서도 먹고, 마시며, 꿈꾸고, 살아간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하루.K 작가는 형이상학적인 관념 산수의 의미와 기법이 현대인들의 즉자적인 물욕이나 식욕, 성욕,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 포섭된 수많은 욕망들을 설득해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산수의 이상향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사색의 시간을 부여했다는 점에 착안해보면, 현대인이 누리고 싶지만 누릴 수 없는 수많은 것들에 대한 상상이 한 폭의 현대적 산수 안에서 현란한 잔치처럼 풍요와 위태를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한다. 관객들이 물적 풍요 속 정신적 빈곤을 느끼는 그 자리엔 커다란 대관산수(大觀山水)가 정답처럼 놓여 있다. 음식을 취하기 위한 도구인 포크, 젓가락 사이로 기와집이나 유럽풍 전원주택도 보인다. 인물들은 그러한 자신들의 욕망 사이로 지나다닌다.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남매의 탄성처럼 대형 과자집 안에서 정신없이 욕망을 채울 수 있는 행복한 공간이자, 현대인들의 이상향을 우회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우리에게 욕망에 대한 직접적인 대리만족을 안겨줌으로써 작가는 삶의 즐거움을 일깨운다. 하루.K의 작품을 들여다보는 순간, 1차적 욕망인 식욕이 채워지는 것에 흐뭇한 미소를 띄는 단순한 현대인의 자족적 모습이 눈앞에 훤하다. 그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바쁘고 복잡한 일들로 자신의 몸과 머릿속을 혹사시키는 알 수 없는 자신들의 우둔함을 저 멀리 내려놓게 되는 것이다.

하루.K 작품 속 음식과 산수 풍경은 일종의 힐링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전혀 중요시되지 않는 자연의 한가로운 모습을 떠올릴만한 매개의 역할로써 음식이 사용된 것이다. 그리고 산수 풍경은 보조 역할로 숨어 있다. 처음엔 대형 음식에 눈길이 가지만, 어느덧 눈으로 음미한 음식 뒤로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관객들은 바쁜 일상과 잡무의 오만가지 생각에서 일순간 벗어나 오로지 눈앞의 음식만을 바라보고 즐거워하는 단순하고도 고차원적인 경지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다. 현대인들의 일탈과 자기 연민을 동시적으로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어찌됐든, 잠시라도 가만있어서는 뒤쳐질 것만 같은 경쟁 사회를 잠시라도 잊을 수 있고, 잠시라도 노닐 수 있는 순간을 스스로 찾지 못하고 자기 착취의 피로를 감내하는 고달픈 현대인들은 하루.K의 현대적 산수 속 음식 기실 이것은 Fake 기능일 뿐이다 과 그것에서 노니는 사람들과 잊혀진 풍경 속에서 휴식을 찾는 그야말로 현대적 와유(臥遊)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받은 셈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화의 종착역은 이상향에 다다르지 못했다는 일종의 분리불안이 관객들 사이에서 형성되기도 하는데, 그 마음을 알아챈 작가는 구름의 여백으로 관객들을 달랜다. 모든 것이 가득차고 완성되어야만 하는 현실 세계는 극도의 치밀한 세필 묘사로 더욱 극에 달하는 숨 막히는 광경을 가감없이 연출하고 있으며, 하루.K는 자신의 삶이나 타인의 삶, 그 비슷비슷한 욕망들 속에서도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전통 산수와 현대 산수의 공통분모를 찾아 관객들의 시선을 붙드는 자신만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함으로써 자신의 주제 의식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갤러리 리채 전시장에서 야심차게 선보이는 하루.K의 첫 조형물 담양 국수역시 또 한 번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준비로 여러분을 기다릴 것이다. 결코 멈출 줄 모르는 질주의 시대, 가장 강인한 현대인의 모습으로 전통 채색화의 새로운 화풍과 그 가능성을 선도해가는 하루.K의 이번 전시에 모쪼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갤러리 리채 수석 큐레이터 학예연구실장 부관장 박은지

   

[이 게시물은 큐레이터님에 의해 2017-06-16 18:56:52 현재전시에서 이동 됨]